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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나는 습관적으로 수첩에 일기를 썼다. 씌여진 일기는 대체로 그 때의 복잡한 감정을 정리하기 위함일 때가 많았기 때문에, 다시 들여다 보게 될 때는 부끄러운 생각에 읽지 못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 그 때의 일기를 보게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는 것을 깨닭게 되곤 하였다. 나는 1인칭 시점의 일기를 ‘그녀’로 고쳐 3인칭으로 써보게 되었고, 그 때의 일들에 대해 다른 시점에서 감정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나의 작업에 등장하는 가상의 만들어진 인물, ‘키키(Kiki)’는 이렇게 출발하였다.
키키(Kiki)라는 이 가상의 만들어진 인물에 관해 쓰여진 텍스트의 내용은 이 인물이 일상 속에서 매순간 느끼는 감정과 관념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기록한 감정의 나열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인물은 내 작업에서 나의 경험과 타인의 경험을 ‘이야기’라는 요소와 함께 조형작업에 반영할 수 있게하고, 현실과 허구 사이를 자유롭게 ‘왕복’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관념적 도구’로서 기능한다.


A long time ago I kept a daily diary in a notebook as a means of sorting out the tangled emotions I was struggling with. I recently came across this notebook after a long time but was too embarrassed to open it.After a good while I began rereading it and came to realize that nothing mattered to me. I then began writing a diary from a third-person point of view and became interested in developing characters that can express and interpret my emotions from different perspectives. The character, Kiki, was created in this way. So, the text in my work is the diary written by my persona, Kiki. She enables my experiences to develop into fictional narratives that can be reflected on, allowing us to make round trips to and from this reality-fiction. The work is a narrative construction of my inner emotional space as filtered through the fictional voice of the character of Kiki.

나는 이 인물을 통해,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기록한 한 개인의 감정에 관해 일상의 사건들과 연계된 에세이를 쓴다. 이 ‘이야기’를 공간을 통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설치와 은유적으로 느낄 수 있는 드로잉과 회화로 표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내가 이 인물을 통해 작업 속에 표현하고 있는 것, 그리고 이 인물과 함께 작업속에 기록하고 있는 것은 한 개인이 겪는 내면 속 복잡한 감정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시각화하는 것이다. 소통을 위해 공유하는 언어로서 설명되는 감정은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흥미를 느끼는 것은 시각예술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각언어로 형상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작업 속, 가상의 인물 ‘키키’는 감정을 시각화하기 위한 표본이며, 한 사람이 일생동안 살아가면서 홀로, 혹은 타자와의 관계를 통해 느끼는 내면의 ‘보이지 않는’, ‘특별하지 않은’, 그래서 ‘설명하지 않는’ 감정들에 대해 하나의 ‘내면의 전기(biography)’를 구성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과연, 우리는 일생동안 얼마나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고, 느끼며 살고 있는 것일까?

살아있는 동안 매순간 느끼지만, 특별하지 않아, 설명하지 않고, 흘려버리는 감정의 기록을 눈으로 볼 수 있다면, 그리고, 한 개인이 평생동안 느끼는 감정을 입체적, 혹은 평면적인 공간에 펼쳐보일 수 있다면, 그 형상은 어떠한 모습일까? 누군가 일생동안 경험한 사건을 기록한 것을 전기(biography)라고 하듯, 나는 내 가상의 인물 ‘키키’를 통하여 그녀가 경험하는 감정의 경험들을 기록한 ‘내면의 전기(biography)’를 만들고 있다. 이것을 위해 나는 1인칭 관점으로 쓰는 ‘내’가 아닌 3인칭 관점으로 쓰는 ‘그녀’가 필요하였다.
소설 데미안에서 헤르만 헤세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라고 말한다.
내가 이 가상의 인물 ‘키키’의 이야기를 쓰며, 그녀의 감정을 작업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 하는 것은 누구나 이르고 싶고, 그래서 다다르고 싶어하는 ‘자기 자신’ 되려는 실존적 성찰에 대한 접근이다. 또한, 이 허구의 인물을 통해 쓰여진 서사, 즉 내러티브(narrative)라는 요소가 시각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서사가 담긴 텍스트는 조형예술의 영역에서 어떠한 직접적이며, 간접적인 효과를 드러낼 수 있는지에 관한 조형적 실험을 위해 이 인물은 내 작업 속에서 존재하고 있다.
 

The installation visualizes the complex metaphors in text, drawing, and painting. The language of emotions, how people express their feelings verbally, is different for every person. So I am interested in developing a visual language that gives voice to difficult feelings. We can all project our thoughts and feelings onto the character of Kiki in order to help make sense of our own lives.Through this process we can externalize and make visible those feelings that sometimes remain hidden or unexplained.
Truly, how various are the emotions we have in our lives? How many emotions do we experience every day that disappear, unnoticed, because they are so common? What if we were able to take a moment and visualize these fleeting moments, what forms, shapes, and colors would our emotions take? Like a biography where the events are recorded in that person’s life, I am writing my biography through Kiki. She records the life of my inner emotions as experienced by her. Thus, there is no need for the singular, I, but the universal, She, in my work. In his novel, Demian, Herman Hesse says, "Each man's life represents a road to himself." The reason I write Kiki's story and visualize her emotions in my work is to create the road to an existential reflection; a place that everybody desires to reach for themselves. Like everyone, I want to become my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