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
그녀의 이름은 '키키(Kiki)'이다.
그녀가 웃음을 터트릴때, 그 웃음소리를 음성학적으로 표기하면 '큭큭큭'이라고 쓸 수 있다. 이런 그녀의 웃음의 방법은 '키키'라는 가명을 그녀에게 얻게해 주었고, 모든 이들은 그녀를 키키라고 부르게 되었다.
나는 그녀를 당신들에게 여기에 소개해주고 싶다.
당신은 그녀를 좋아할 수도 있고, 또는 싫어할 수도 있다.
나는 당신에게 그녀를 만나게 해줄거다.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를 '보여' 주는 경험을 함께하기를 제안한다.
# 2
키키, 그녀는 모든 것을 상상하기를 좋아하고 마치 꿈꾸는 몽상가와 같다.
그녀는 바람 안에서 숨쉬기를 좋아한다. 특히나 가을이란 계절에는 더욱 그렇다.
그녀는 파리시의 6호선 Métro(메트로) 안에서 음악듣기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6호선은 파리의 전경을 가까이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녀의 좋아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를 원하고, 또한 그녀 혼자 까페(café)에서, 극장에서, 서점 등에서 혼자 즐기는 것도 좋아한다. 그리고 그녀는 그녀가 좋아하는 장소에서 타인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이상하게도 그 곳은 아저씨들이 많이 가는 Tabac(담배파는가게)이다.
키키는 바(Bar)를 나이도 성별도 없는 하나의 '장소'라고 생각한다.
바에서 키키는 다른 이들를 함께 느낄 수 있고, 이 장소에서만은 키키는 여자도 젊은이도 아닌 단지 "손님"일 뿐이다. 바에서 키키는 그녀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는 기분이 줄어듬을 느낀다. 그녀는 단지 '나는 나일뿐'이라는 것을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그녀는 바에서의 커피마시기를 즐긴다. 긴 바의 테이블 위에서,
아저씨들, 아줌마들, 젊은이들, 나이든 사람들은 커피, 포도주 혹은 맥주 등을 마시면서 섞여있다. 사람들은 단지 무엇인가를 마시는 일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Bar'를 그녀는 자유를 위한 하나의 진정한 장소라고 생각한다.
# 3
"15 rue keller 75011 Paris"
15개월 동안 그녀가 살았던 주소이다.
2004년 7월의 여름......, 그녀는 이 작은 장소에 이사를 왔다. 엘리베이터도 없었던 6층에 위치하던 11메터 까레(m2)의 욕실과 화장실 그리고 부엌과 가구가 갖추어진 아주 작은 아파트. 아파트의 조건은 아주 좋지 않았지만, 그녀는 이 장소를 너무나 사랑했다. 왜냐하면 이곳은 그녀가 독립적으로 살 수 있던 첫 번째 방이었고, 더 이상 기숙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곳은 항상 활기있고 생기있던, 밤까지도 생동감 넘치던, 그리고 자유를 느낄 수 있던, 바스티유(Bastilles)의 동네였기 때문이다.
그녀가 이사오던 날, 나이가 들고 프랑스와 베트남 혼혈의 유라지엔계열(Eurasien)의 부인이 키키에게 텔레비젼 리모콘의 건전지를 바꿔달라는 부탁을 했다.
부인은 혼자 살고 있었다. 하지만 딸이 하나있었고, 매주 토요일 부인을 찾아왔다.
이 부인은 키키와 함께 이야기하기 위해 자주 찾아왔다. 하지만 너무 자주 찾았고, 새벽 5시, 혹은 6시에 문을 두두리곤 했으며, 하루에 두 번 혹은 세 번씩 그 회수가 너무 잦았다. 물론. 키키는 그런 부인의 행동을 이해 할 수 있었지만, 키키에겐 또한 고통스런 상황이었다.
그리고 키키는 생각했다. "사람들은 정말 "다정"함이 필요하구나".
어느 날, 나도 그녀처럼 될 수도 있을 거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아 다닐수 있어. 삶은, 그리고
늙는다는 것은 참 슬픈일이구나......,
바스티유의 삶은 사람들의 또 다른 삶을 알게해 주었다.
고독, 슬픔, 기쁨. 낭만적임등......,
# 4
우울한 기분의 어느 날, 키키는 목적도 없이 메트로(Métro)를 탔다.
그녀는 그저 센 강(La Seine)을 보길 원했다. 그녀가 번민이 있거나 슬플 때 습관처럼 그녀는 위로를 받기위해 강을 찾는다. 파리 시청 근처에 그녀는 내렸고, 걷고 또 걸었다.
생 제르베(Saint Gervais)교회가 있는 바레(Barres)거리에 그녀는 멈추었다.
이곳은 키키가 좋아하는 장소중 하나이다.
가끔 그녀는 이곳에서 오르간 소리를 들을 수 있고 그걸 듣는 소수의 사람만이 있을 뿐이라 그녀는 좋아한다.
오르간 연주는 늘 너무나 아름다웠다. 무엇을 위한 연주일까?
사람들은 음악이 필요하다. 모든 예술이 마찬가지겠지만, 사람들은 그들을 달래줄 무엇이 필요하다.
오르간 연주로 그녀의 멜랑꼴리(mélancolie)한 기분을 달래면서 '인생'에 대한 생각을 했다. 삶은 계속된다. 비록 이처럼 어려움을 만날지라도, 삶은 그저 계속된다, 라고.
# 5
어느 오후, 키키는 정말 우울했다.
그녀는 "나는 누구인가, 왜 내가 여기에 있는가"에 관해 생각했다.
그녀는 마치 사막에 있는 것과 같이 느꼈다.
나는 누구인가?
참으로 일반적이고 진부한 질문이지만 누구도 이것에 대한 진정한 답을 알진 못한다.
생각하면서 걷고 걷던 중, 그녀는 하나의 버려진 의자를 발견했다.
"나는 누구인가" 라는 이 질문은, 아마도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와 연결된 진정한 질문은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그의 정체성에 관한 중요한 질문을 기억하기위해 그녀는 이 의자를 집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그녀는 "어느 날, 이 자리에 존재하는 나의 '진정한' 답을 찾을 수 있을거야." 라고 의자를 보며 말했다.
# 6
키키가 친구를 만나기위해 파리근교의 한 동네에 갔다. 그날 저녁 집에 돌아오면서, 그녀는 기차를 기다렸다. 겨울의 무척 추운 날이었다. 이상하게 플랫폼에는 오랫동안 아무도 없었다. 기차를 기다리며 철길 주변의 아파트들의 불빛을 쳐다보았다. 그 불빛은 키키에게 부드러움과 따뜻한 인상을 주었지만,
이상하게 키키의 가슴에는 고독과 차가움만이 남았다. 마치 이 세상에 그녀가 혼자였던 것같은......
# 7
그녀는 그녀의 방에 있다
그녀는 그녀의 방에 없다
그녀는 플래폼에 있다
그녀는 플랫폼에 없다
그녀는 벤치에 앉아있다
그녀는 벤치에 없다
그녀는 있다......그녀는 없다......
그녀는 있다...... 그녀는 없다......
그녀는 있다...... 그녀는 없다......
# 8
그녀는 얘기하고 있는 사람들을 훔쳐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엿듣는다.
사람들은 지나간 저녁의 일을 말하거나 사랑을 말하거나 그들의 이야기를 말한다. 그녀는 그들의 관계를 상상하기도하고 그들이 말하던 지나간 저녁의 날들을 상상하기도 한다. 그녀가 비록 그들과 함께 하지 않았을지라도 그녀는 그들과 함께 있고, 그녀는 그들의 삶에 살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늘을 쳐다본다. 하늘은 흐리고 곧 비가 올 것만 같다. 그녀는 하늘에서 눈이나 비가 내리는 것을 좋아한다. 하늘은 그녀에게 항상 고요한 인상을 준다. 하늘에는 어떤 문제도 없고 아무도 없다. 그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평화로운 하늘을 비교하며 즐긴다.
# 9
다른 이들의 말을 잘 들어봐(Ecoute bien).
너의 마음을 잘들어봐.
다른 이들의 마음을 잘 들어봐.
들어봐...... 들어봐...... 들어봐...... 들어봐......
키키는 그녀에게 말했다.
"결국, 나는 내 마음이 하는 소리를 진짜 듣지 않았어. 게다가 나는 누구도 듣지 않았어. 사람들의 관계에서 그런거야... 다른 이들을 오해하고, 그랬기에 누구도 나를 이해 못하고, 나 또한 누구도 이해 못하고. 듣지 않았기 때문 일거야."
# 10
프랑소와즈 사강(FrançoiseSagan)의 "훌륭한 구름(LesMerveilleux Nuages)"을 읽고 있었다.
이 제목은 샤를르 보들레르(CharlesBaudlaire)의 시에서 따왔다고 한다.
사강은 "매력적인 작은 괴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그 별명이 키키의 마음에 무척 들었다.
소설의 이야기는 한 커플의 이야기이다. 소설 속의 한 문장이 그녀의 눈을 끌었다. "네가 돌아온 이후, 너는 내 이야기를 듣지 않았어. 너는 어느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아. 아집의 분위기를 넌 항상 가지고 있지. 꼭 유령같아. 그거 알아?"
소통의 부재는 싸움을 부른다. 그렇기에 서로 잘 들어야해, 잘 들어야돼. 듣는다는 행위는 서로를 이해하기위한 하나의 시도이다.
# 11
키키는 사과를 좋아한다. 하지만 이것은 먹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자주 그녀는 시장에 가서2개 혹은3개의 사과를 산다. 그것들이 지닌 색과 향기를 찬미하기위해.
오늘 키키는3개의 사과를 샀다. 그라니(Granny), 레드 치프(Red chif), 그리고 로얄 갈라(Royal Gala).
집으로 돌아와서 그녀는 테이블 위에 이 사과를 놓았다. 며칠이 흘렀다.
어느 날 밤, 그녀는 아무 이유 없는 멜랑꼴리를 느꼈다. 그녀는 하나의 사과를 그리기 시작했다. 또 다른 날, 그리고 또 다른 날, 잠이 오지 않던 불면증의 밤에도 그녀는 계속해서 하나의 사과를 그렸다. 그리고는 사과들의 다양한 색과 동그란 형태들에 의해 그녀의 멜랑꼴리가 위로받고 있음을 발견했다.
사과가 그려진 뎃생들은17개가 되었다. 17개의 사과, 그리고17개의 키키의 다른 멜랑꼴리. 그녀는 각각의 사과 그림에서 각각의 다른 멜랑꼴리의 저녁들을 기억했다. 그리고 마그리트의 사과를 떠올렸다. 마그리트의 사과는 "상상력"을 대표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겠지만, 키키의 사과들은'알 수 없는 멜랑꼴리', 그리고 불면증(Insomie)의 사과들 일거다.
A.M. 2시37분...
이시간 모든 이들은 거의 잠들어 있는 시간이다.
그녀는 잠을 이룰 수 없었고, 불면증의 밤은 계속 될 것만 같았다.
# 12
키키는 일기장을 하나 가지고 있다. 그의 책상은 하나의'고백'의 장소이다.
결국, 그녀의 일기장은, 자전적이며 또 진실로 포장된 허구의 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이들의 각각의 삶은 고유한 이야기를 지닌다. 현실에서, 우리는 자주 진실로 포장된 허구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일기 속에 존재하는 이야기들은 다른이들에겐 하나의 허구일 수도 있다.
그녀는 그의 일기에 이렇게 썼다 "모든 내 고민은 내게서 온다. 너무 바보 같고, 너무 단순하고, 이기적인 사람의 이야기이다. 어느 누구도 다가설 수 없는 내가 만든, 내 삶의 이야기이다."
# 13
키키는 과거에 사용한 물건들의 시간을'수집'하기를 원했다. 키키는 물건은 과거의 기억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물건들은 결코 돌아올 수 없는 과거의 시간을 간직하고 있다.
그녀는 "우리는 시간을 붙잡아 둘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물었다.
"나는 내 과거의 시간을 잡는 방법을 찾아 보자" 라고 중얼거린다.
기억의 내 시간들, 외로움과 번뇌의 내 시간들, 모든, 그리고 다른 순간들.
지나간 다른 이 모든 시간을 붙들 수 없음은 당연하다.
"작은 플라스틱 봉투 안에 내 시간들을 담을 수 있을 거야. 아마도... 갇혀진 시간들. 봉인한 생각들, 채워진 비밀들......"
결국, 키키는 그녀의 낙서장과 폴라로이드(Polaroïd) 사진들을 싸보기로 결정했다. 그 안에 그녀의 과거의 시간들을. 하나의 타임 캡슐(Time Capsule) 같은 기억의 상자로. 그리고 "갇혀진 시간(Le temps séquestré) "이라고 제목을 붙였다.
# 14
그녀는 걸었다, 그녀는 걸었다, 그리고 그녀는 걸었다. 모든 것을 잊기 위해.
그녀는 다시 걸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걸었고 또 걸었다.
그녀가 잊고 싶은 모든 것을 잊기 위해.
그녀는 알지 못하는 어느 한 길에 멈추었다.
# 15
그녀는 모든 것에 관한 강박증이 있다. 그녀는 사람들과 말하기를 무서워한다. 그녀는 그녀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만나야만 하는 것에 걱정을 한다. 그녀는 이런 걱정들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생각한다.
그녀는 그녀 스스로 진실로 자유롭고 싶어 한다. 그녀의 인생 저기에 남아있는 것. 이런 종류의 생각들은 그녀의 권태(Lassitude)안에서 끊임없이 빠져든다.
# 16
논리들은 있다. 하지만 이 논리들을 나는 잘 따를 수가 없다.
논리들은 있다. 하지만 이 논리들을 나는 잘 따를 수가 없다.
논리들은 있다. 하지만 이 논리들을 나는 잘 따를 수가 없다.
논리들은 있다. 하지만 이 논리들을 나는 잘 따를 수가 없다.
# 17
그녀는 생각하기위해 자주 구석(Coin)에 웅크리곤 한다. 구석은 그녀가 그녀의 깊은 곳을 생각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좋은 장소이다. 이 구석에서, 그녀는 공기를 포유한다. 그녀의 고민들, 멜랑꼴리, 걱정들, 그녀 인생의 모든 것들이 항상 모두 그곳에 남아있다, 그녀는 거기에 현실과 멀어지면서 꿈꾸며 머문다. 때문에 그녀 존재하기도 존재하지 않기도 한다. 부재와 존재, 보이지 않음과 보임은 거기에 공존한다. 이런 상상을 통해, 그녀는 존재와 부재를 즐기고 키키는 그걸 행한다.
# 18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L'insoutenable de légertéde l'être)"
밀란 쿤테라(MilanKundera)씨가80년대에 만든 멋진 제목이다. 이 소설을 처음 알았던 키키의 고등학생 시절 이후, 그녀는 가끔 이 제목을 떠올리곤 한다. 그녀가 바보짓을 하거나 부끄러움 행동을 했을 때마다. 그녀는 당연하게 말한다. "내 존재는 가벼움 안의 참을 수 없는 것"이라고.
이 소설 안에서, 밀란 쿤데라씨는 가벼움과 무거움에 빗댄 두 종류의 사랑에 대해 썼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 인지 키키는 항상'나'에 관한 질문처럼 이해하곤 했다.
"나"의 가벼운 한 곳, '나'의 무거운 또 다른 곳.
밀란 쿤테라 씨는 이런 종류의 생각은 안 해본 걸까?
# 19
"나는 이기적인 한 인간이다. 나는 나밖에 생각할 줄 모른다.
나는 감추고 싶은 진실을 숨기고 거짓말을 자주한다.
나는 차가운 인간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겐 따뜻하게 나를 내비춘다. 나는 나 자신을 모른다. 진실은, 나는 내가 너무 가식적이기에 나는 나를 보기 싫은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모든 이들 앞에서 자주 벌거벗고 있다는 기분을 느낀다. 비록 그녀가 옷을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 20
그녀가 그녀의 삶이 보다 "진지해" 지기위해 대처하는 그녀만의 마인드 콘트롤(Contrôle de l'esprit)!
"네가 말할 때 잘 생각해봐.
네가 무엇을 원하는가에 관해 잘 생각해봐.
네 진짜 얼굴에 대해 잘 생각해봐, 그래, 너는 잘 생각해봐야만해."
[검은담즙] 중 발췌